갓생 챌린지: 나의 꿈은 진행중

[어디까지 해봤니] 나의 대학원 입성기: 출산으로 시작해서 출산으로 끝난 석사 학위 취득기: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정신간호학 전공

스텔라플 2025. 3. 13.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정신간호학 전공으로 석사를 지원한 이유는 너무도 명확했다. 정신간호학 속에서 좌절과 무기력 속에서 살아가던 내 삶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고, 정신간호사로서 환자들의 아픔을 마주하며 정신건강 분야를 더욱 깊이 연구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출산 한 달 후, 대학원 수업을 시작하다

2015년 2월, 나는 첫째 아이를 출산했다. 그리고 단 한 달 후, 나는 대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로 향했다. 휴학을 고려할 수도 있었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이 너무 컸기 때문에 결국 갓 태어난 아이를 두고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 나는 여전히 수유 중이었기에 점심시간이면 도서관 유축실에 들러 유축을 하고, 그걸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집으로 가져갔다. 지금 돌아보면 참 눈물겹고도 짠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와중에 나와 함께 유축실을 오가던 동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당시 우리는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며 서로를 의지했던 특별한 유축 파트너였다. LOL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홈페이지

어머니의 헌신 덕분에 가능했던 도전

무엇보다도, 이 모든 과정이 가능했던 것은 나의 어머니 덕분이었다. 어머니는 항상 나에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해보라”는 용기를 주셨고, 그 덕분에 나는 학업과 일을 병행할 수 있었다. 학업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헌신 덕분이었다. 나의 어머니는 손주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신다. 지금도 너무나 감사한 마음뿐이다.

둘째 출산과 함께 완성된 석사 논문

석사를 최대한 빨리 졸업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일과 학업,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았다. 나의 석사 논문은 우울증 노인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5세션씩 진행하는 이야기 치료(intervention) 연구였다. 만삭이 될 때까지 데이터를 수집했고, 마침내 연구가 완료되었을 때는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출산 후 논문 작성의 흐름이 끊길까 봐 걱정됐고, 결국 데이터를 싸들고 산후조리원으로 향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코딩을 하며 논문을 완성하는 모습이 지금 생각하면 꽤나 극적인 장면이었던것 같다.

첫 번째 중재 연구, 그리고 의미 있는 발견

논문의 결과는 양적 연구 세팅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도출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다소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연구를 진행하며 우울증으로 인해 의기소침하고 무기력했던 환자분들이, 연구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고 나와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눈빛이 반짝이는 순간을 볼때 큰 보람이 있었다. 그 작은 변화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연구였다.

또한, 난생처음 IRB(임상 연구 윤리 심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취약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였기에 윤리적 대비가 중요했다. 이를 준비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도움을 주신 정신과 전문의 교수님과 연구 과정에서 함께 고민해 준 동료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힘겹게 완성한 석사 논문은 감사하게도 석사 학위 논문으로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국내 저널에도 수록되었다.

도전의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출산과 함께 시작해서 출산으로 끝난 석사 과정.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더욱 단단해졌다. 돌이켜보면 힘들지 않은 순간이 없었지만, 그 모든 시간이 나를 더 성장시켜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정신간호학을 기반으로 더 많은 연구를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 그리고 지금 힘든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은 버겁고 힘들어도, 결국에는 해낼 수 있다고.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댓글